이빌베와 하늘이

2013.02.04 22:57 - 가을닢

 

 

 

 

 

2012년 7월 쯤 포스팅을 하기 위해 편집해 두고 잊어 버렸던 사진을 발견 했습니다.

생기 발랄한 이빌베와 사진 찍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하늘이의 모습이 담겨져 있더군요.

많이 바뀐 두 물고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주 오래된 사진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빌베는 지금 많이 아픕니다.

2012년 12월 쯤 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내부 종양에 의해 계속 투병 중이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약품을 사용한 약욕까지 진행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치료가 불가하다고 판단하여 약욕을 중단한 상태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빌베와 하늘이가 아프기 직전까지 지내던 수조의 모습입니다.

 

이빌베: 17큐브 아크릴 수조, XY-2831 쌍기 미니 스폰지 여과기, 25W 히터, 나나 활착 유목

하늘이: 20큐브 아크릴 수조, 테트라 쌍기 스펀지 여과기, 50W 히터, 미크로소리움 활착 숯 한덩이

 

이빌베의 경우 나이가 들어 움직임이 감소한 탓에 수압을 줄이고자 하늘이보다 작은 17큐브로 이전 했었습니다.

스펀지 여과기 역시 하늘이보다 작은 XY-2831 쌍기 미니 스폰지 여과기를 사용했었고 출수량도 조금 적은 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XY-2831 쌍기 미니스폰지여과기는 잦은 청소에도 불구하고 출수량이 금방 금방 약해지곤 했습니다.

중국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은 방법으로 청소한 뒤 같은 기간을 두고 봤을 때 테트라 쌍기 보다 몇배는 빨리 기공이 막히고 출수량이 약해지더군요.

출수량도 조금씩 줄어드는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뚝 하고 막혀 버립니다.

출수량이 약해지거나 막히면 당연히 여과력은 현저히 낮아지게 되고 그런 까닭에 수질이 쉽게 악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이가 많은 이빌베는 면역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고 어떤 이유로 인해 내부 종양이 발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금욕 치료 중일때의 이빌베와 하늘이-

 

하늘이는 가벼운 백점병이라 이주 정도 소금욕 후에 완치 되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소금욕이라 그런지 조금 힘들어 하긴 했지만 합병증 없이 잘 치료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빌베의 경우 오른쪽 옆구리 부분에 내부 종양이 발병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종양이 살짝 부풀어 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복수병처럼 퉁퉁 부어 오르더군요.

소금욕 치료를 장기간 진행 하였으나 아무런 차도가 없어 결국 약욕으로 변경 하였습니다.

일제 엘바진이 각종 어류 질병에 특효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이다.

망설이다가 효능은 조금 다르지만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골든 엘바진을 사용하여 이주정도 약욕을 해 주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약욕이라 기대감이 컸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별다른 차도는 없었습니다.

이빌베의 병에는 골든 엘바진이 맞지 않은건가 싶어 아쿠아 트윈 닥터도 이주정도 사용해 보았지만 이것 역시...

 

이빌베를 집에 데려온지 3년 가까이 되었으니 베타 수명 치고는 그럭 저럭 오래 살았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질병이 노화와 맞물리면서 약욕 조차 잘 듣지 않게 되어 버린건 아닌가 싶습니다.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각종 약품을 알아 보았으나 원인도 정확히 모르는데 아무 약이나 쓸 수는 없었습니다.

여러 자료를 찾아 보아도 마땅한 원인 조차 밝혀져 있지 않은 글들이 대부분이었고 완치 되었다는 글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빌베가 치료를 시작한지 한달 반 정도가 되었을 때 내부 종양은 진행을 멈춘 듯 더이상 부불어 오르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치료 기간이 길었던 만큼 이빌베도 본인도 지칠대로 지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치료는 중단한 상태 입니다.

나이도 나이인 만큼 이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좁은 약욕 통이 아닌 넓은 수조에서 지내게 해주고 싶었고, 풀조각 하나 없는 약욕 통에서 플라스틱 기구들과 있는 것보다 그토록 좋아하던 나나와 함께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으며, 이틀에 한번씩 또는 삼일에 한번씩 갈아 엎는 불안정한 약욕 물 보다 익숙한 물 속에서 편안히 쉴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지금 이빌베는 비록 질병이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아파도 아파도 밥 투정 한번 하지 않고 주는대로 잘 받아먹는다는 사실이 어찌나 다행인지.

 

 

 

 

 

 

이빌베의 약욕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은 다음 온라인 수족관 헬로베타에서 각종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였습니다.

주요 물품은 이빌베의 수조와 스펀지 여과기, 이스타 베타 사료, 아쿠아 트윈 닥터 약품.

하늘이에게 줄 개은죽 다섯개 때문에 수초 포장비를 이천원이나 더 결재해서 울고 있었는데 (개은죽 5개가 이천원 정도임) 사은품으로 부상 수초 후로그비트를 보내 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ㅠㅠ

 

 

 

정말 정말 가지고 싶었던 부상 수초 후로그비트는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많아 졌습니다.

(처음 왔을 때 왼쪽, 현재 오른쪽)

 

예전에 개구리밥을 처참하게 실패 한 적이 있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조명이 잘 비춰지는 하늘이 수조에 넣어 놨더니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작은 실리콘 펜스로는 어림도 없어서 두유 빨대를 사용해 삼각형의 넓은 펜스를 만들었더니 점점 넓게 퍼지면서 이파리의 장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펜스를 쳐둔 안쪽에 유막이 조금 끼더군요.

사료의 문제라기 보다는 물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 그런 것 같아 틈틈히 유막을 제거해 주는 중입니다.

번거롭지만 부상 수초는 물살에 휩쓸리거나 물방울이 잎에 튀기면 쉽게 죽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펜스 안에 유막을 제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현재 하늘이와 이빌베가 지내고 있는 수조의 모습입니다.

 

하늘이의 경우에는 수조를 꾸며준 뒤 별다른 물잡이 없이 입수 시켰습니다만 이빌베의 경우에는 심약한 상태인지라 안전을 위해 이빌베가 아쿠아 트윈 닥터로 약욕 하는 동안 이주 정도 물잡이를 한 뒤 입수 시켰습니다.

사실 하늘이의 경우도 사용하던 스펀지 여과기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물잡이를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만.

 

질병이 발병 하였던 좁은 17큐브 아크릴 수조와 XY-2831 쌍기 미니 스폰지 여과기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대신 넓은 20큐브 아크릴 수조와 국내산 GR(가람)프리미엄 필터 스펀지여과기를 사용하였는데 확실히 쾌적해 보이더군요.

가람 스펀지 여과기는 처음 사용해 보는 것인데 테트라 쌍기 여과기 보다 훨씬 마음에 듭니다.

우선 항상 슬러지의 온상이었던 실리콘 호수가 물 속에 잠기지 않게 설계된 점이 무척 독특하고 새로웠습니다.

테트라 쌍기 여과기 보다 대롱의 길이가 길어서 20큐브에 사용하기 위해 손가락 한마디 정도 자르긴 했습니다만 출수량도 훌륭하고 스펀지 기공도 탄탄하더군요.

아직 사용한 기간이 길지 않지만 앞으로도 만족하며 잘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수조안에 넣어준 코코넛에 들어갔다 나오는 하늘이 -

잘 가지고 놀아서 뿌듯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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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빛푸르른 2013.02.08 20:30 신고

    하루빨리 나았으면좋겠네요..그간 많이 정들었을텐데 하루빨리좋은모습을 볼수있기를 ㅠㅠ

    1. 가을닢 2013.02.09 03:16 신고

      하루 하루 늙어가는 모습이 보일때마다 마음이 아파요ㅠㅠ
      병 때문에 힘들어 하긴 하지만 여전히 귀엽고 예뻐서 오래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쪽빛님,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피치블 2013.02.09 19:21 신고

    1월에 열대어에 흥미를 가지고 따뜻한 봄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며 이리저리 열대어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던중 열대어 중에서도 참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었던 베타에 마음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찾아본 블로그에서 발견한 가을닢의 이빌베와 하늘이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더군요. 베타가 폐호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컵에서 키워도 된다는 낭설이 퍼지고 더욱이 화려하게 생기기까지한 베타를 그저 컬렉션 모으듯 종류별로 구입하여 좁은 공간에서 키우는 분들을 보면 좀 섬뜩해지기도 하고 했었죠. 감정의 공유나 교감이 어려운 열대어니만큼 더욱 그런 취급이 가능했을테구요.

    하지만 가을닢님의 블로그를 보면 그런 마음이 사라지게 됩니다. 숫컷 베타도 아닌 암컷 베타를 딱 한마리씩만 정성을 다해 마음으로 키우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 가끔씩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구요. 전에 하늘이를 뜰채로 잡으려고 고심하는 가을닢님을 누워서 바라보는 이빌베를 보며 물고기에게도 표정과 감정이 있는 것 같아서 놀라기도 했었죠. 갑자기 다가온 병마가 마음 상하시겠지만 제게 있어 이빌베는 세상 그 어떤 베타보다 행복한 베타입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가을닢님의 사랑을 받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길 바랍니다.

    1. 가을닢 2013.02.12 21:46 신고

      피치블님의 덧글을 읽다보니 이빌베를 처음 데려온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이 떠오릅니다. 동그란 눈을 또록 또록 굴리던 물고기가 귀여워서 무심코 데려왔었는데 충동적이었던 만큼 좁은 컵 속에서 지내는 것 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일종의 자만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데려온 탓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빌베는 삶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수조 앞에 앉아서 이빌베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었지요. 사료를 주는 숟가락으로 놀리면서 밥을 주지 않으면 삐지기도 하고 멀리서 홀깃 눈길만 보내도 어찌 알았는지 아가미 지느러미를 팔랑이며 반기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이러한 점이 아직 미숙함에도 하늘이를 입양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건강 할 줄 알았던 이빌베가 아프고 나서부터 비로소 많이 늙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죽음에 대한 현실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마음도 무거워집니다. 지금껏 여러 질병들을 이빌베가 잘 이겨 냈기에 이번 종양도 별일 없이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만 하루 하루 지날 수록 기력이 쇠해지는 모습과 점점 심해지는 종양을 보면서 얕은 지식과 서툰 간호가 질병을 키운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일찍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수조를 관리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려 오면서 그간 질병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했던 자신을 꾸짖게 됩니다. 앞으로 하늘이에게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겠지요.

      흔히 애완동물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표현을 쓰지만 그동안 이빌베를 통해 더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애완동물이라기 보단 마음을 나누는 친구였던 만큼 욕심이지만 이빌베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피치블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따스한 봄날 데려오시게 될 귀여운 물고기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게 되길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이빌베와 저에게 힘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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