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

2013.08.19 22:51 - 가을닢

 

 

 

어느 더운 여름날 잠시 들렀던 이마트 수족관 코너에서 바다를 만났습니다.

작은 테이크아웃 컵에 담겨진 채 높은 선반 위에 다른 베타들과 함께 나란히 진열되어 있더군요.

다른 베타들도 귀여웠지만 유독 바다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는데 화려한 지느러미와 상반되는 까만 얼굴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데려오기 직전 콘센트의 갯수를 잠깐 걱정 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까만 눈망울을 또록 또록 굴리는 모습에 그만...ㅇ<-<

 

유리창 너머에서도 눈을 사로잡던 지느러미의 녹색 빛깔이 떠올라 지인의 의견대로 '바다'라 정했습니다.  

봉지를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스트레스 선을 진하게 띄우며 색이 하얗게 빠져버릴 정도를 화를 내더군요.

 

 

 

집으로 데려온 후 약한 소금욕을 잠시 진행 하였습니다.

마침 하늘이 수조에 물을 보충 하기 위해 미리 담아 두었던 물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에어레이션을 한 뒤 0.5% 미만의 소금욕을 진행하는 동안 바다를 살펴 보았는데 어찌나 말라 있던지;

위에서 내려다보니 뼈와 가죽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몸통의 긴 가로줄은 스트레스 선이 아니라 너무 말라서 몸 속의 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더군요.

이빌베와 하늘이도 처음에 데려왔을 때에는 약간 마른 상태였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얼마나 굶은 건지 앙상함 그 자체였습니다.

다행히 마른 것 외에 큰 문제는 없는 듯 하여 수조를 꾸려 넣어 주었습니다. 

 

수조를 꾸려준 후에 바다의 앞지느러미 한쪽이 움직이는 데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발견 하였습니다.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뒤로 헤엄치거나 회전을 할 때 힘이 들어가지 않아 자신의 왼쪽 지느러미를 끌고 가는 느낌입니다. 

선천적으로 약간 기형인건지 후천적 사고로 인해 약한 마비가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활동하는데 있어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바다의 현재 모습-

매일 매일 볼 때에는 살이 안찌는 것 같아 좀 걱정스러웠는데 사진으로 비교해 보니 생각보다 많이 큰 것 같습니다.

지느러미도 더 길어졌고 몸도 통통해 지고 있고 색도 바뀌었고...llOTL

사실 바다의 풀 네임은 '제주앞바다' 입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몸통과 지느러미에 감돌던 녹색 빛이 어느날 부터인가 조금씩 사라지더군요.

지금은 녹색은 어디가고 점점 진한 파란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작명한 지인이 '해안심층수'로 개명해야 한다고...ㅠㅠ

 

 

 

요즈음에는 기분이 좋은지 조금씩 거품집도 만들어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수면에 유막이 없고 물 순환이 잘 되는 것을 선호해서 어느정도 물살이 있는 편입니다.

그 때문인지 거품집을 크게 올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말린 아몬드 잎을 넣어주고 개은죽으로 방파제 역할도 해 보았지만 물살을 아예 없앨 수는 없더군요.

하늘이야 암컷이니까 거품집이 없어도 그런가보다 싶었지만 바다는 수컷이다 보니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배 포장지는 어쩐지 잔류농약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고 뭔가 방법이 없을까 고심 중입니다.

바다 쪽만 스펀지 여과기의 수류를 약하게 바꾸어 보려고도 했는데 얼마전 여과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지느러미 한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뿅 하고 생기는 것을 보고 스펀지 여과기는 필수 요소라 생각하여 그대로 놔두기로 하였습니다.

 

 

 

지느러미에 작은 구멍이 하나 생기고 나서 바꾸어 준 수조.

조그마한 스킨라벤스를 수조 안에 넣어 주었는데 며칠만에 줄기와 잎이 물러 있더군요.

발견 즉시 빼주었는데도 수질에 오염이 있었나 봅니다.

작은 구멍 하나가 지느러미 정 가운데에 생겼는데 다행히 약한 소금욕 만으로도 하루만에 회복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스킨라벤스를 몇번이나 실패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물 속에 넣은 채 키워도 잘 자라는 것 같던데;

...사실 어떻게 보면 나나와 개은죽 외에는 모두 실패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화려한 유경 수초도 키워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가능성이 희박할 듯 ㅠㅠ

 

 

 

수컷은 처음이라 가끔 플레어링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바다보다 본인이 얼른 익숙해 져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 꾸준히 해줘야 한다길래 거울도 보여주고 뾰족한 것으로 수조 가까이에 대 보기도 했지만 반응이 없어서 결국 하늘이와 대면 시키곤 합니다.

얼굴이 까매서 그런가 거울을 보여줘도 안보이나 봅니다.

하늘이도 덩달아 플레어링을 매일 매일 하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점점 튼실한 몸매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동통하면서도 튼실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하늘이-

예전에는 슬쩍 수조 옆에만 가도 본인이 자리를 뜰 때까지 꼬리를 흔들며 먹이를 기다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먹을 걸 주나 안주나 살펴보곤 합니다.

먹이를 주지 않으면 곁눈질로 홀낏 째려본 다음 나나 유목 위에 앉거나 스펀지 여과기 쪽으로 가버리더군요.

먹이를 주면 느긋하게 받아 먹는 여유로움도 생겼습니다.

 

 

 

 

덕분에 요즘 얼굴보기도 힘듭니다.

어디 아파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은데 밥 먹고 자기 할일 하러 들어가 버리고 불러도 오지도 않고 귀찮은가 봅니다.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만.

예전처럼 사람이 다가가면 좀 반겨주고 아는 척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ㅇ<-<

 

 

 

바다 수조를 다시 꾸려주면서 하늘이 수조도 전체 환수를 한 다음 정리해 주었습니다.

나나가 골고루 빛을 받아야 할 것 같아 유목을 비스듬히 눕혀 놓으니 자주 올라가 앉아 놀더군요.

예전에는 나나를 넣어줘도 관심도 없고 근처에서 놀지도 않더니만 한두번 눕다보니 생각보다 편한가 봅니다.

구멍 안에서 얼굴만 내밀고 있는 귀여운 모습을 보기 위해 나무 모양 토기도 잊지 않고 넣어 주었습니다.

여름이 되고 나서부터는 토기 안에도 자주 들어가곤 합니다.

확실히 토기나 나나가 시원한 모양입니다.

 

날이 더우면 최고 29도까지 훌쩍 올라가는 수온 때문에 겨울보다 온도 관리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에어컨만 돌릴 수는 없으니 얼음팩을 얼려 두었다가 수조 벽에 대어주고 조명 시간을 줄이고 선풍기를 사용해야지만 간신히 27도~28도를 유지 합니다.

나이도 어린데다가 긴 지느러미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체력 때문인지 29도가 넘어가면 바다가 유독 힘들어하더군요.

어서 가을이 되어야 수조 온도도 안정을 되찾을 텐데요.

...그런데 사실 가을, 겨울이 되면 히터 콘센트 때문에 또 걱정이 되긴 합니다 ㅠㅠ

여름이고 겨울이고 마음 편한 계절이 없구나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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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치블 2013.08.20 00:33 신고

    저도 이마트 수조 코너에 갈때마다 마음이 너무 안쓰러워요. 테이크아웃통에 담겨서 멍하니..감정을 잃은 채로 유영하는 베타들을 보면 ㅠㅠ 동정심이 들어서 막 데려오고 싶더라구요. 날이 너무 더워서 가을즈음에 베타를 데려올 생각인데 베타 전문 사육장에서 데려올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가을닢님 블로그를 보니까 이마트 베타에게 마음이 기울어져요.. 왜 유기견 데려오는 심정과 비슷한건지..;; 새로온 아이 정말 너무 예쁘네요. 암컷은 약간 못생긴 얼굴이 애교스러운 반면에 수컷은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네요. 비늘이 진짜 아름다워요.. 그전의 오묘한 빛깔도 좋지만 안정을 찾은뒤 건강해진 파란색도 이쁩니다. 제주앞바다라는 로맨틱한 이름이 참 잘 어울려요.

    1. 가을닢 2013.08.21 03:00 신고

      맞아요ㅠㅠ 안그래도 적은 수량의 테이크아웃 컵에 물을 반밖에 채우지 않는 경우도 있던데 수질도 좋지 않고 움직이는 것도 불편해 보이더군요. 하루종일 플레어링 하느라 지칠대로 지쳐 있고... 마트에 있는 베타들의 환경이 조금쯤 개선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피치블님께서는 가을 즈음에 베타를 데려오시는 군요. 가을이 되기 전 남은 여름동안 무척 설레이실 것 같습니다. 예쁘고 건강한 베타를 데려오시길 바라요!
      저도 가끔 베타 전문샵을 보곤 하는데 올라오는 베타마다 각각 무척 특이하고 아름다워 열심히 구경하곤 합니다. 한번쯤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금까진 마트 베타와 인연이 더 깊은 것 같습니다. 마트 베타지만 샵에서 입양해 오는 베타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늘이와 바다의 경우에도 베일이지만 크라운의 뾰족한 지느러미 특징이 섞여 있는데 그런 것도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바다가 앞지느러미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지병이 있긴 하지만 점점 바뀌어 가는 색도 놀라움의 연속이랄까요. 피치블님께서도 하늘이와 바다를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 찬경루 2013.08.27 02:18 신고

    '초저녁하늘'과 '제주앞바다' 둘 다 힘찬 지느러미를 가진 사랑스러운 물고기로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1. 가을닢 2013.08.27 04:29 신고

      하루 하루 커가는 모습이 늘 새로운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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